구미라면축제 때아닌 흑인비하 논란, 둘리 마이콜 한국인 캐릭터일뿐

구미 라면축제 ‘마이콜’ 분장, 때아닌 ‘블랙페이스’ 인종차별 논란

지난 주말 35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25 구미라면축제가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축제 홍보를 위해 제작된 영상 속 ‘아기공룡 둘리’의 캐릭터 ‘마이콜’ 분장이 흑인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블랙페이스’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입니다.


“라면과 구공탄” 패러디 영상

논란은 구미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라면축제 홍보 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영상은 1980년대 인기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의 삽입곡 ‘라면과 구공탄’을 패러디한 내용입니다. 영상에는 둘리, 또치, 도우너, 그리고 마이콜 캐릭터로 분장한 배우들이 등장해 노래를 부릅니다.

문제는 마이콜 캐릭터의 묘사 방식이었습니다. 해당 역할을 맡은 배우는 얼굴 전체에 짙은 갈색 분장을 하고, 곱슬머리 가발과 동그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두꺼운 입술을 강조하는 분장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이 영상의 캡처 화면이 해외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한국의 한 도시(구미시)가 홍보 영상에 블랙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제목으로 게시되면서 논란은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블랙페이스’란 무엇이며, 왜 문제가 됬는가?

‘블랙페이스(Blackface)’는 비흑인 배우가 흑인을 희화화하거나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을 말합니다. 이는 19세기 미국에서 유행했던 ‘민스트럴 쇼(minstrel show)’에서 백인 배우들이 흑인 노예를 조롱하고 비하하기 위해 사용했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공연들은 흑인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퍼뜨리는 인종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블랙페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과 문화적 무지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금기시되고 있습니다.

해외 네티즌들은 “이것이 시청 공식 유튜브 채널이 맞나?”, “블랙페이스는 인종 관련해서 너무 유명한 이슈인데 얼굴에 왜 칠을 하나”, “시대랑 맞지 않다” 등의 댓글을 달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일부 시청자는 구미시와 국가인권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마이콜은 원래 한국인 캐릭터”

반면, 이번 분장이 인종차별적 의도가 없었다는 옹호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작 ‘아기공룡 둘리’에서 마이콜은 까만 피부와 곱슬머리를 가졌지만, 설정상 ‘마(馬)씨 성을 가진 토종 한국인’ 가수 지망생 캐릭터 입니다.

따라서 구미시의 홍보 영상은 인종차별의 의도 없이 원작 캐릭터를 충실하게 재현하려 했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마이콜은 원래 저렇게 생긴 캐릭터 아니냐”며, 이를 블랙페이스의 역사적 맥락과 연결 짓는 것이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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